리박스쿨은 교육기관의 이름을 달고 있으나, 실제로는 과학적 근거보다 정치적 신념에 무게를 둔 편향된 콘텐츠를 교육 과정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돌봄교실 강사 양성 프로그램이라는 민감한 교육 현장에 기후위기 부정론자인 박석순 이화여대 명예교수를 강사로 초빙한 것은 교육의 중립성과 과학적 정확성을 명백히 침해하는 일이다.
기후위기를 '인류사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해온 박 교수는 다양한 공개 석상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기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기후위기론은 사회주의자들의 선동이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국제 과학계의 합의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국제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NASA, NOAA 등 전 세계 주요 과학 기관들은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과 극단적 기후 현상의 빈도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검증된 과학적 사실이다.
박 교수는 이같은 과학적 합의에 대해 아무런 반증이나 실증적 검토 없이, 신학적 신념이나 정치적 음모론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의 발언 중에는 "이산화탄소는 창조신학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종교적 주장까지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과학 교육의 영역이 아닌 개인 신앙의 영역에 속하는 내용이다.
교육은 검증된 과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는 더욱 신중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박스쿨은 이러한 과학적 기준을 무시한 채, 이념적으로 편향된 강사를 초빙하고, 사실상 과학 부정론을 교육 과정에 끌어들였다. 이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환경 인식 대신 잘못된 정보를 주입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박 교수는 자신의 주장을 담은 책을 서점이 아닌 리박스쿨을 통해 구매하라고 홍보하는 등, 교육의 장을 사적인 유통망으로 이용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는 공정한 교육 환경을 해치는 행위이며, 비판받아 마땅하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이 지적했듯, 박 교수의 주장은 반증 가능성도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이라고 부를 수 없다. 이러한 주장을 교육 현장에 들여오는 것은 단순히 부적절한 것을 넘어, 미래세대의 과학적 사고력을 저해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방해하는 행위다.
기후위기는 이제 과학의 영역을 넘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중대한 과제로 부상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정확하고 검증된 정보를 기반으로 행동해야 하며, 허위 정보나 음모론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리박스쿨의 사례는 기후교육의 공공성과 과학성, 그리고 교육윤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박석순 교수의 이론은 과학이 아닌 신념에 가깝다. 그가 설파하는 이론은 과학적 토대가 없으며, 다양한 과학자들이 검증해온 사실들을 무시하고 있다. 기후위기 앞에서 필요한 것은 사실에 기반한 분석과 대응이지, 사적인 믿음과 정치적 이념에 기댄 왜곡이 아니다. 특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리에서는 더욱 그렇다.